
티빙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은 박상영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8부작 시리즈입니다. 유쾌하면서도 슬픔을 머금은 주인공 '고영'의 시선을 따라, 20대와 30대를 관통하는 그의 화려하고 때로는 불안정한 연애와 우정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원작의 독특한 정체성을 고스란히 살려, 성 소수자로서의 삶과 사랑,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인간 관계를 솔직하고 유머러스하게 담아냈습니다. 기존 K-드라마에서는 쉽게 다루지 않았던 퀴어 서사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결국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고민하는 모든 청춘의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루며 깊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남윤수, 이수경, 권혁 등 젊은 배우들의 신선한 앙상블과 원작의 매력을 살린 감각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솔직한 옴니버스
원작 소설처럼 드라마는 4개의 에피소드가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된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에피소드는 주인공 고영이 겪는 다양한 사랑과 관계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여기에는 깊은 집착을 보이는 연인, 자기 혐오에 빠진 불안한 상대, 그리고 기성세대의 잣대로 아들을 재단하는 어머니(오현경 분)와의 갈등까지 포함됩니다.
특히,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미덕은 **'솔직함'**입니다. 게이 청년의 연애와 일상을 꾸밈없이 보여주면서도, 그들의 삶을 특별하게 포장하거나 비극적으로만 그리지 않습니다. 때로는 가볍고, 때로는 처절하며, 때로는 눈물 나게 웃긴 '고영'의 모습은 성적 지향을 넘어선 한 인간의 성장 드라마로서 강력한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이는 한국 드라마에서 퀴어 서사가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고영과 미애의 연대
드라마의 중심은 단연 주인공 **고영(남윤수 분)**입니다. 남윤수는 밝고 쾌활한 겉모습 뒤에 복잡한 감정의 굴곡과 외로움을 숨긴 고영의 양면성을 섬세하게 표현해냈습니다. 그의 복잡한 연애사가 극의 뼈대를 이룬다면, 그의 곁을 든든하게 지키는 **최미애(이수경 분)**는 드라마의 또 다른 축입니다.
미애는 성적 지향은 다르지만, 고영과 마찬가지로 사랑에 솔직하고 때로는 무모하며,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며 대도시에서 외로움을 나누는 '소울메이트'와 같습니다. 이수경 배우는 통통 튀는 매력으로 미애의 자유분방함을 완벽하게 소화했으며, 고영과 미애의 '룸메이트 케미스트리'는 이성애 로맨스가 아닌, 청춘들의 순수한 연대가 얼마나 강력한 사랑의 형태가 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고영의 다양한 연인들(권혁, 나현우, 진호은 등)과의 관계도 각 에피소드마다 신선한 긴장감을 부여하며 드라마를 풍성하게 만듭니다.
총평 및 메시지
'대도시의 사랑법'은 원작 소설의 문학적 깊이와 유머를 놓치지 않으면서, 드라마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감각적인 영상미와 섬세한 연출을 더해 성공적인 각색을 이뤄냈습니다. 이 드라마는 성 소수자의 이야기를 특별한 '사건'이 아닌, **'일상'**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사랑은 결국 사랑이다'라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통해, 이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타인의 삶과 사랑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가슴을 찌르는 현실적인 대사와 따뜻한 위로가 공존하는 이 작품은, 복잡다단한 '대도시'에서 고독하지만 끝내 사랑을 찾아 헤매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아름다운 헌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