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방영된 드라마 '알고있지만'은 기존의 달콤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넘어, 사랑을 믿지 못하는 세대의 불안정한 연애 심리와 썸이라는 관계의 모호함을 섬세하게 직조해낸 수작입니다. 대학교 미술학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답답하지만 공감 가는 현실적인 연애의 모습과 더불어, 주인공들의 치명적인 비주얼 케미를 동시에 선사하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알고 있지만 끌려가는' 감정의 모순과 그 속에서 피어난 위태로운 관계가 이 드라마의 변치 않는 매력 포인트입니다.
비연애주의와 나비 문신: 재언-나비의 치명적이고 위험한 '썸'
드라마의 핵심 동력은 비연애주의자 박재언(송강 분)의 유혹적인 매력과 사랑에 서툰 유나비(한소희 분)의 치명적인 끌림에서 비롯됩니다. 박재언은 연애는 싫지만 썸은 즐기는 이중적인 태도를 가진 인물로, 모두에게 친절하지만 누구에게도 진심을 주지 않는 차가운 매력을 가졌습니다. 나비 문신(Butterfly Tattoo)을 새기는 그의 모습은, 자신이 수집하는 나비처럼 사람의 마음을 수집하고 쉽게 놓아주는 그의 연애관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반면, 유나비는 첫사랑의 실패로 관계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진 인물로, 재언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의 치명적인 매력에 불나방처럼 이끌립니다. 재언은 나비를 끊임없이 흔들고, 나비는 그에게 진심을 원하면서도 매번 상처를 받습니다. 이들의 관계는 단순한 남녀 간의 밀당을 넘어, 현대 사회에서 상처받기 두려워 진정한 관계를 회피하는 청춘들의 불안한 심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드라마에 깊은 무게감을 더합니다.
눈빛 서사와 밀당: '나비 콜렉터' 재언과 '순정 직진남' 도혁의 대비
박재언과 유나비의 관계는 시종일관 긴장감 넘치는 **'썸'**의 형태로 유지되며 시청자들의 심장을 쥐락펴락했습니다. 나비를 향한 재언의 감정 변화는 모호함과 혼란 그 자체였습니다. 자신에게 특별하게 행동하면서도 선을 넘지 않는 듯한 그의 행동은 나비에게 혼란을 주었고, 이는 시청자들에게도 '답답함'과 '공감'을 동시에 안겼습니다. 특히 두 배우의 강렬한 **'눈빛 서사'**와 섬세한 감정 연기는 대사 없이도 복잡한 내면을 전달하는 데 성공하며 폭발적인 시너지를 일으켰습니다. 송강 배우의 나른하고 퇴폐적인 매력과 한소희 배우의 섬세하고 불안정한 감정 연기가 만나, 이 드라마는 기존 로맨스와는 다른 어둡고 현실적인 청춘 로맨스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한, 이 드라마는 나비에게 순수한 사랑을 바치는 '직진 순정남' 양도혁(채종협 분)의 존재를 통해 재언과의 위험한 관계를 더욱 극적으로 대비시키며, 시청자들이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미대생과 성장통: 불안정한 청춘의 초상과 자존감 회복
'알고있지만'이 단순한 연애 드라마를 넘어 청춘들에게 큰 공감을 얻었던 이유는 바로 미술학부라는 배경을 매우 현실적이고 진정성 있게 담아냈기 때문입니다. 홍대 미대생들의 작업실, 전시회, 자유로운 캠퍼스 생활 등은 꿈을 향해 나아가지만 동시에 불안한 미래에 방황하는 젊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주인공들의 불안정한 연애 감정은 그들이 겪는 예술가로서의 정체성 혼란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끊임없이 진정한 '자신만의 작품'을 찾아야 하는 고뇌처럼, 나비는 진정한 '사랑'을 갈망하고 재언은 '관계'에 갇히지 않으려 발버둥 칩니다. 드라마는 미대생들의 일상을 배경으로, "사랑하고 싶지만 상처받을까 봐 두려운" 현대 젊은 세대의 불안정한 연애관을 담아내며, 결국 가장 성숙한 사랑은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총평: 드라마 '알고있지만'은 잘생기고 예쁜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를 넘어, 연애 관계의 씁쓸하고 현실적인 단면을 날카롭게 포착해낸 작품입니다. 유혹적이지만 비겁한 재언의 매력과, 그에게서 벗어나 자아를 찾아가는 나비의 성장은 시대를 초월하는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치명적인 눈빛과 모호한 스킨십으로 가득한 '썸' 코드와 미술학부라는 전문적인 배경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시청자들에게 진정한 사랑과 자존감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알고있지만'은 2021년 방영작이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찾아보는 현실 연애 묘사의 바이블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불안정하지만 아름다운 청춘의 성장통이 담긴 이 드라마는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명작의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